지천에 만개한 햇살. 얼린 생수병은 이미 미지근해졌다. 더위를 피할 곳을 찾아 두리번거린다. 잠시 그늘을 찾아 손 안의 지도를 들여다본다. 몇 번 검지를 문지르는 사이, 즉각적인 선택지들이 펼쳐진다. 쇼핑몰, 미술관, 공원. 어쩌면 이 셋의 조합이 뉴욕이 아닐까. 그때의 기분에 따라 나는 셋 중 하나를 선택했다. 이 날은 공원이었다. 여행자는 도시의 겉면을 본다. 내밀한 삶 속으로 들어가 보고픈 욕망이야 언제든 넘쳐나지만, 결국 겉면만을 문지르다 돌아오게 된다. 내가 뉴욕 주의 세금 정책과, 데이케어 제도와, 공공주차 제도에 대해 어찌 알 수 있을까. (반면, 서울에 대해 물어보라. 나는 구구절절 서울살이에 토로할 수 있다.) 하지만, 그래서 볼 수 있는 인상들이 있다. 여행지에서 나는 종종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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