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을 먹던 아이들이 사라지고 화면이 온통 보라빛으로 가득 찼을 때, 그런 담벼락을 카메라가 계속 응시하고 있을 때, 왜인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총천연의 보랏빛은 어쨌든 벽에 도색돼 박제된 거고, 아이들이 먹던 아이스크림은 플로리다의 열기를 이기지 못해 사정없이 녹아내린다. 보랏빛은 이렇게 아픔을 품은 색깔이 된다. 영화는 2008년 경기 침체 이후 디즈니 랜드 주변 모텔들이 빈민 거주 용도로 변하면서 펼쳐지는 삶의 자락을 들여다본 작품이다.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1965년 디즈니가 플로리다에서 벌인 테마파크 사업의 이름이다. 장기 투숙이 안 돼 주 단위로 거처를 옮겨야하고, 고의에 의한 교통사고가 공공연하게 벌어지며, 시도때도 없이 헬기가 하늘을 소음으로 물들이고, 언제 무너져내릴지 모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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