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나의 차들은 늘 반짝거렸다. 알록달록한 색 위로 언제나 볕이 어른거렸다. 여러번 덧바른 칠과, 고심해 맞춰 끼운 타이어들. 에어컨을 기대할 수 없으니 늘 창문은 열려있고, 가끔은 문도 덜컹하고 열렸다. 열심히 달리는 중에도. 그럴 때면 손을 뻗어 문을 훽 잡아당겼다. 물론, 속도는 여전하다. 어느 곳에나 떠돌이 개들이 많았다. 대부분은 얌전하고 조용한 편이어서 꼬리를 늘어뜨리고 살랑살랑 걸어다녔다. 저들끼리 싸우거나 하지도 않는 모양이었다. 개들은 한낮의 소요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늘진 틈을 찾아 아무렇게나 몸을 구겼다. 생긴 것은 별반 다르지 않아도 사진 속 개들은 그냥 개가 아니다. 엄연한 경찰견들. 목에는 나름의 신분증까지 달았다. 경찰관들의 뒤를 쫓아 늠름하게 다니다가도 이렇게 누워 더위를 식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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