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꽃 향기는 수천 집을 감쌌는데
비단 휘장 향취는 십 리에 빗겼구나.
난데없는 미친 바람 좋은 자리에 불어와
붉은 꽃잎 마구 몰아 긴 강을 지나가네.
桃花香裏幾千家,
錦幄氤氳十里斜.
無賴狂風吹好事,
亂驅紅雨過長河.
원인 모를 병에 걸려 시름시름 죽어갈 때 쓴 사세구. 나라가 어찌되든 자신의 권세를 신나게 즐기다 간 권신의 모습이 드러난다. 최항은 아비인 최우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꽤나 감성적으로 멋들어진 시를 남겼다. 고려사 최항 열전 중 발췌.
고려의 문관이자 무관. 무신정권의 집권자. 초명은 만전 ( 萬全 ) 으로 아버지 최우에게 항 ( 沆 ) 이라는 이름을 받았다.
아버지의 권력을 독차지해 강도 ( 江都 ) 에서 매우 사치스러운 생활을 즐겼다. 최항은 8년 동안 집권했으며 무신정권 안정기의 마지막 집권자이다. 갈수록 엉망진창이 되가던 국가를 위해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았고 본인 사후 후계자 최의가 다락방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으면서 최씨 정권이 몰락하고 고종의 붕어와 맞물려 정국이 급변해 고려 조정이 개경으로 환도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