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 인헤니오스를 지나 다시금 산타 클라라를 향해 달린다. 녹색 씨에로는 거침없이 잘만 달린다. 오고 가는 길 모두를 포함한 도로는 삼차선. 중앙선도 따로 없다. 그래도 차들은 하나 엇갈림 없이 잘도 달린다. 달은 낡디 낡은 론리 플래닛을 넘겨가며 가보고 싶은 곳들을 꼽는다. 나는 창 밖을 구경하다가, 다시 창 밖을 구경하다가, 그러다 살풋 잠이 들었다가 깬다. 들판과 나무들과 독수리대신, 도시의 풍경이 서서히 들어온다. 산타 클라라, 이름도 어여쁜 그 도시에 도착했다. 우리가 향한 곳은, 체의 기념관. 넓은 광장 가득 햇살이 쏟아졌다. 그 옛날. 체의 시신이 고국인 아르헨티나도, 사망한 볼리비아도 아닌 이곳에 이르렀을 때를 상상했다. 국장으로 치러진 그의 장례식에 얼마나 많은 이들이 모여 슬퍼했을까. 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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