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버튼 영화들은 대개 작가주의보다는 예술 영화에 가까운, 안정적인 내러티브보다는 그만의 탐미주의를 즐기는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특히나 극단적인 이미지 콜라주의 실험과도 같은 [화성침공]의 바로 다음 작품은, 놀랍게도 서사를 집중해서 따라갈 필요가 있는 장르였다. 버튼의 수사물이라니, 벌써 세기말의 냄새가 난다. 주인공 이카보드 크레인은 신앙을 잃고 이성과 인과만을 믿게 된 남자. 이렇게 사리분별 뚜렷한 남자가 버튼 영화에 나와도 되는 걸까 싶었는데, 아뿔싸, 배경이 18세기다. 종교와 미신이 세상의 헤게모니를 완벽히 차지하고 있던 시절, 무신론자는 비주류요 아웃사이더일 뿐인 것. 이카보드는 잘 봐줘야 뉴욕 출신 힙스터다. 멀쩡한 주인공이 미쳐있던 시대에서 미친놈 취급을 받는 영화인 거다. 버튼
Continue read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