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눈을 뜨니 아침이었다. 전날 잠들기 직전, 약을 먹었으니 한숨 자고 나면 깨끗하게 낫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었었는데, 여전히 머리는 욱씬거리고, 여전히 속에선 헛구역질이 나오고 있었다. 아직 약 한 알 먹고 깨끗하게 낫는 시대는 오지 않은 것 같다. 그래도 현대의학이 발전해 온 만큼의 진통 효과는 있는 것 같아, 오늘 하루 어떻게든 버틸 순 있을 것 같았다. 오늘은 아레키파를 떠나는 날이다. 아레키파에선 괜찮은 사진도 많이 건지고 즐거운 추억도 많이 얻었지만, 임팩트 있는 사건들이 후반부에 연달아 터지는 바람에, 결국 내 머릿속 아레키파는 '맨홀에 다리가 걸려 카메라 수리비로 10만원을 날리고 시장 음식 잘못 먹어 아파 죽을 뻔한 도시' 가 되어버렸다. 예쁜 도시였는데, 아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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