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따지고보면 영화의 톤이나 맥락도 산만한 감이 있고 재난물로서 각본이 썩 좋다고도 할 수 없는데 어쨌거나 지루하지 않고 끝까지 집중하게 되는 뭔가가 있다. 안에서는 하정우가 여전히 재미있는 하정우 연기를 하고 있고, 밖에서는 오달수가 휴머니즘을 쥐어 짜내고 있다. 다소 뻔하고 촌스럽지만 그게 꽤 먹힌다. 뻔하다는 것은, 그만큼 잘 먹히는 무언가가 반복되었다는 뜻이다. 뻔함 그 자체가 나쁘지 않다. 뻔하면서 재미없으면 나쁜 거고, 이 영화는 뻔하지만 재미있다. 터널 속 또 다른 매몰자의 존재는 호불호 갈리겠으나 난 좋았다. 인간성에 대한 메시지와 함께 또 다른 사회 문제도 건드리고 지나가는 지점도 있고, 같이 등장한 개와 함께 국면전환의 여러가지 장치들이 뒤엉켜 있는 점이 맘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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