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달리에서 머물다가 넘어간 곳은 표선이다. 가격 보고 급하게 숙소를 예약하느라 위치를 제대로 살펴보지도 못했다. 내가 지금 표선이라는 동네로 가고 있다는 사실도 택시에서 알았다. 택시 안에서 검색해본 뒤 조금 못마땅한 표정으로 투덜거렸다. 동네 이름이 표선이 뭐야, 표선이. '종달'. 얼마나 따뜻하고 감미로운 이름인가. '표선'은 딱딱하고 서늘한 느낌이야. 그 와중에 택시 아저씨가 여기는 차 없으면 다니기 힘들텐데, 워낙 외진 곳이라, 하고 말했다. 현지인이 그리 말할 정도라면 내가 뭔가 잘못 고른 것 같다. 떨떠름한 표정으로 택시에서 내렸다. 첫인상이 그랬던 것치곤 이 표선에서도 즐겁게 지냈지만, 지금 와서도 '표선'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건 : 서늘한, 바람의, 검은 돌의, 외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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