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가장 고결해지거나, 가장 숭고해질 수 있는 순간은 언제일까. 사람 생각이야 다 다르겠지만, 나는 그 순간이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며 남들을 구하기 위해 노력할 때라고 생각한다. <LA 컨피덴셜>의 잭은 자신이 몇 초 뒤에 죽는다는 걸 알면서도, 자신의 세상이 무너지는 그 순간마저 남들을 위해 힌트를 남긴다. <왓치맨>의 로어셰크는 완벽하게 무력한 상황과 죽음 앞에서도 자신의 세상이 무너질지언정 진실을 알리겠다는 일갈을 내뱉고, <암수살인>의 김형민은 이미 끝나고 무너져버린 타인들을 위해 자신의 삶을 쓴다. 그런 순간들을 보면 어쩔 수 없이 인본주의자가 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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