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이곳에선 사진을 많이 못찍었지만, 그래도 제일 마음에 드는 사진이라면 이거. 간단 사원을 둘러보고 나오는 길. 한 동자승 - 동자승이라고 하기엔 나이가 많나? 청소년기 스님을 따로 지칭하는 말이 있던가? 그냥 동자승이라고 하면 포함되나? - 이 양손에 물주전자를 들고 바삐 걸어가고 있었다. 이른 아침부터 물을 길어야하니 얼마나 힘들까. 별로 좋지 않은 표정이길래 응원해주고 싶어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진짜 힘 쎄다! 대단하다!" 느낌의 마임을 해줬더니, 그 나이때 애들보다 훨씬 순진해보이는 얼굴로 헤죽 웃고 내게 꾸벅 인사를 하며 지나갔다. 사진은 그 동자승이 지나가는 뒷모습이다. 물론 앞모습을 찍고 싶긴 했는데, 불러세우기도 뭣하고 사진 찍으려다가 이 평화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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