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사흘째, 그러니까 리마를 떠나는 날. ...떠나는 날? 사실 리마는 떠난다는 느낌도 안든다. '리마' 하면 생각나는 건 그 젠장맞을 대머리 뿐이니, 리마와 정이 들었을리도 없고, 머무는 동안 날씨도 계속 꿀꿀했기에 그렇게 좋은 인상도 없다. 리마를 떠나는 날이라니, 그냥 파라카스로 가는 날이라고 하겠다. 여하간 파라카스로 가는 날! 파라카스행 버스를 타기 위해 터미널로 향했다. 사실 전날 대머리가 또 어처구니 없는 액수를 제시하며 "파라카스로 가는 버스 티켓이 필요하면 말해라, 내가 사다주겠다, 하지만 내가 터미널에 오가는 비용이 있으니 그 비용만 지불하면 된다, 나 원래 이렇게 안해주는데 너라서 해주는거다" 라며 꼬셔댔었는데, 단칼에 거절하고 내가 알아서 티켓을 구입하겠다고 했다. 대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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