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에, 에취! 훌쩍, 캬아악, 퉤. 화장실이 좁아 퉤, 하는 소리가 벽에 부딪혀 되돌아 온다. 코에 잔뜩 들은 콧물을 목으로 끌어내려 변기에 뱉는다. 아침부터 코가 말썽이다. 비염이 도진 것 같다. 처음엔 환절기에만 가끔 그러더니, 언젠가부터 만성이 되어 버려 조금만 온도 차가 나도 금세 코를 훌쩍이게 됐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다. 집을 나온 후 며칠이 지나가는데, 지난 며칠 동안은 전혀 증세가 없었으니 말이다. 화장지를 돌돌 말아 팽, 하고 코를 푼다. 변기에 화장지를 버리고 물을 내린다. 누런색 오줌물이 화장지를 빨아들이며 소용돌이 친다. 다시 코를 끌어모아 퉤, 하고 소용돌이 가운데에 뱉어 버린다. 거울을 보니 눈두덩이가 잔뜩 부어 있다. 누가 보면 밤새 생이별이라도 한 줄 알겠다. 에이,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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