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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침대칸 기차 중 가장 싼 등급을 골랐더니 한 칸에 54명이 함께 자는 남녀노소 혼숙의 공간이 펼쳐진다. 복도와 나란히 마련된 이층 침대에 18명, 네 명씩 마주보게 되어 있는 이층 침대에 36명이 잔다. 내 자리에서 멍때리다 옆자리의 남자에게 말을 걸었는데 영어를 할 줄 안다! 주여! 우연히 만난 우크라이나 사람이 영어를 능란하게 구사할 확률은 비둘기똥 맞을 확률과 비슷하며 나는 태어나서 한 번도 비둘기똥에 맞아 본 적이 없다. 심지어 도네츠크에 도착하면 자기를 따라오라고, 가는 방향이 같으니 길을 가르쳐주겠다고 한다. 역시 우크라이나 사람들은 친절(바가지 씌우는 택시 기사도 표정은 친절하다)하다. 그는 도네츠크가 고향인 키예프 시민으로 이번 대회에서는 우크라이나의 세 경기 및 4강 한 경기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