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두번째로 강력한 폭포라는 데티포스(Dettifoss)와 신들의 폭포라는 뜻의 고다포스(Goðafoss)
영화 촬영지로 아이슬란드를 전세계 알린 가장 유명한 작품은, 한국에서도 천만관객을 동원했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2014년작 <인터스텔라>로, 대표 포스터에 등장하는 얼음 행성 장면을 우리가 여행 4일째 방문했던 스비나펠스요쿨에서 찍었다. (주인공들이 그 전에 찾아가는 바다 행성도 아이슬란드의 외딴 호수) 반면에 비슷한 거장인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에이리언 시리즈 프리퀼에 해당하는 2012년작 <프로메테우스>라는 영화도 언급되는데, 위기주부는 그런 작품이 있는지를 이 폭포를 구경한 다음에 알았다. (무서운 얼굴이 갑자기 등장해서 놀라신 분이 계시다면 죄송^^) 그 영화의 오프닝 장면을 클릭해서 보실 수 있는데, 창조주에 해당하는 외계인이 스스로를 희생해서 원시지구에 생명을 탄생시키는 모습을 보여주는 배경으로 이 폭포가 등장한다. 참고로 여행을 다녀와서 스트리밍에 있길래 혼자 전체를 다 보기는 했지만, 역시 에이리언 시리즈는 위기주부 취향이 아닌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시야에 풀 한포기 보이지 않아서 또 다른 외계 행성같았던 아이슬란드 북서부 황무지의 링로드 1번 도로를 1시간여 달렸다. 기름은 절반 정도 남았던 것으로 기억되지만, 이런 길을 얼마나 더 달려야 할지 몰라서 앞쪽 삼거리에 주유소가 있다길래 다시 가득 채우는게 좋겠다 싶어 901번으로 잠깐 좌회전을 했다. 오른쪽에 깃발이 펄럭이는 판자집에서 주유를 하는 사진은 이미 프롤로그에서 보여드렸고, 그 옆으로 몇 대의 차들이 주차되어 있는 식당도 있어서, 우리 가족에게는 네바다 사막 'Middle of Nowhere'의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영화에 나온 폭포를 구경할 수 있는 위치는 북쪽으로 흐르는 강의 동쪽과 서쪽이 따로 떨어져 있는데, 먼저 갈림길이 나오는 동쪽이 영화를 촬영한 위치이기는 하지만, 비포장도로를 30 km 이상 또 달려야 한다길래, 그냥 진입로가 잘 포장되고 거리도 오히려 짧은 서쪽만 가보기로 했다. 모처럼 왕복 2차선의 현수교로 큰 강을 건넌 후에, 링로드에서 빠져 약 24 km를 북쪽으로 달리니 아주 넓게 잘 만들어진 Dettifoss West Parking이 나왔다. 정면에 보이는 건물은 화장실이지만 이용하지 않았고, 작은 카페도 있으나 벌써 저녁 6시반으로 문을 닫은 상태였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폭포가 대따 커서 이름이 데띠포스인가?" ㅎㅎ 그건 아니고 찾아보니까 그냥 '무너지는 폭포(collapsing waterfall)'라는 의미란다~ 대따 큰 폭포는 고사하고 코딱지만한 개울도 전혀 나올 것 같지 않은 메마른 돌길을 조금 걸으니 첫번째 갈림길이 나왔다. 전망대는 왼쪽으로, 가까이서 보려면 오른쪽으로 가라고 해서 우리는 우회전을 했다. 멀리서 물소리가 좀 들린다는 생각이 들 때 두번째 갈림길이 나왔는데, 오른편 상류쪽으로 0.6 km를 가면 다른 폭포인 셀포스(Selfoss)가 나온다고 되어 있으나 이번에는 그냥 직진했지만, 대신에 상류쪽에 낙차가 11 m라는 셀포스의 모습을 멀리서 잠깐 볼 수는 있었다. 그리고는 정면에서 들려오는 점점 커지는 물소리를 따라 마지막 돌무더기를 넘어가면 주인공이 나타나신다~ 처음 잠깐 동안은 어디까지가 폭포이고 나머지가 그냥 절벽인지 구분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데티포스(Dettifoss)는 퇴적물이 많은 지역을 흘러와 급류로 떨어지기 때문에 폭포수가 항상 흙탕물같은 색깔이라서 깔끔하거나 상쾌한 맛은 없었지만, 그 규모는 소문대로 '대단히' 웅장했다. 44 m나 된다는 수직의 낙차가 강을 비스듬히 가로질러 100 m의 폭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여기 서쪽 강변 방향으로 아주 좁은 틈을 만들며 그 낙차가 시작되는 모습이 특이했다. 여기서 좀 더 아래로 내려가서 폭포수가 떨어지는 절벽 바로 옆으로 가는 길은 최근에 낙석사고가 있어서 막아 놓았는데, 문제는 이 길로 조금 가다가 정면 위로 보이는 전체 모습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로 올라가는 지름길도 막혔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기를 가기 위해서는 앞서 보여드린 첫번째 갈림길까지 빙 돌아가야 했다. 그리고 안내판에 로고가 보이듯이 이 폭포는 아이슬란드 최대의 바트나 빙하에서 발원해 북쪽으로 흐르는 강물이 만드는 것이라서, 뚝 떨어져 있기는 하지만 바트나요쿨 국립공원의 일부로 관리되고 있다. 전망대까지는 마지막에 이렇게 길이 잘 만들어져 있어서, 저 멀리 올라오는 계단이 보이는 짧은 지름길을 이용하지 못한게 조금은 덜 억울했다. 난간에 기대서 대따 큰 데티포스의 전체 모습을 정면으로 찍어봤다. 초당 유량으로는 아이슬란드에서 두번째지만 '가장 강력한(most powerful)' 폭포인 이유는 낙차(height)가 크기 때문에 초당 에너지(energy, E=mgh)로 계산해서 그렇단다. ㅎㅎ 참고로 유럽에서 평균 유량과 낙차의 곱이 가장 큰 폭포는 스위스에 있는 라인(Rhine) 폭포라고 한다. 비스듬한 햇살 덕분에 때마침 반원형의 무지개도 나타나고, 사모님께서 전망대까지 심하게 날리는 물보라를 견디시며 여러 번 찍은 영상들 중에서 엄선작을 아래에 하나 또 올려드린다~ 폭포 바닥까지 꽂히는 무지개와 함께 강의 동쪽에서 데티포스를 구경하기 위해 걸어가는 건너편의 사람들도 보실 수가 있다. 나무 한그루 눈에 띄지 않는 폭포 주변의 풍경이라서, 영화 <프로메테우스>에서 생명체가 없는 원시지구를 아주 잘 보여줬다는 생각이 든다. "외계인이 검은 액체를 마시고 폭포에 떨어뜨렸던 동그란 그릇은 아직도 저 아래 어딘가에 있을까?" 차를 몰고 다시 링로드를 만나 서쪽으로 조금 달리면 흐베리르 지열지대(Hverir Geothermal Area)가 나오지만, 미국에서도 많이 봤고 무엇보다 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눈길도 주지 않고 그냥 지나친 후에, 고원 지역에 만들어진 큰 호수인 미바튼(Mývatn) 옆의 작은 마을에서 저녁을 사먹기로 했다. 저녁 8시가 넘은 시각이라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그냥 문을 연 식당 하나를 골라서 찾아왔는데 의외로 손님이 좀 있었다. 위기주부는 버거, 아내는 피시앤칩스 그리고 따님은 아이슬란드 사람들이 자주 먹는다는 양고기 스프를 시켰는데... 원래 그런건지 잘 모르겠지만 양고기는 우리에게는 좀 익숙하지 않은 '고기냄새'가 많이 났던 기억이다. 여하튼 여행 2일째의 토마토 농장과 그 다음날의 블랙피자 레스토랑들을 능가하는, 우리 가족 6박7일 아이슬란드 여행에서 가장 비싼 호숫가 식사였다~ 저녁까지 느긋히 먹었지만 이 날의 야외 일정은 아직 끝난게 아니었다! 붉게 타오를듯 말듯한 북극권의 노을을 감상하며 천천히 걸어서 '신들의 폭포' 고다포스(Goðafoss)를 마지막으로 찾아간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보시려면 클릭) 여기도 탐방로가 폭포 좌우로 있는데, 이번에는 먼저 나오는 동쪽 전망대만 가보기로 했다. (뭐 특별한 이유는 없고, 아무 생각이 없었음^^) 앞서 차례로 언급된 데티포스와 흐베리르, 여기 고다포스 및 고래 구경으로 유명한 북쪽 해안가의 도시인 후사비크(Húsavík)를 연결하면 대강 마름모 형상이 되는데, 이들을 묶어서 둘러보는 관광코스를 북부 아이슬란드의 '다이아몬드 서클(Diamond Circle)'이라 부른다고 하지만, 수도 레이캬비크 부근의 골든서클만큼 잘 알려지지는 않은 것 같다. ♪ 영원히 깨질 수 없는, Gonna be, Gonna be Golden ♬ 낙차는 12 m에 불과하지만 말발굽 형상의 모양 때문에 '작은 나이아가라(mini Niagara Falls)'란 별명도 가지고 있는 고다포스가 '신들의 폭포(waterfall of the gods)'라는 뜻의 이름을 가지게 된 전설은... 서기 1,000년에 아이슬란드가 기독교를 국교로 지정하게 되자, 이 지역의 지도자가 그들이 이전까지 숭배하던 북유럽 신화 속의 신들을 조각한 신상들을 모두 이 폭포에 버렸기 때문이란다. 즉 천둥의 신 토르(Thor)가 저 아래에 수장되어 있는 것이다.^^ 가족 셀카를 찍은 시각이 정확히 밤 10시... 이제는 정말 자러가야할 시간이 되어서 링로드를 또 달리다, 현재 아이슬란드의 유일한 유료도로인 길이 7.4 km의 바들라헤이디(Vaðlaheiði) 터널을 통과하자 바로 아이슬란드 제2의 도시라는 아쿠레이리(Akureyri)가 눈앞에 나타났다. (그래봐야 인구 2만명^^) 참, 터널 통행료는 24시간 안에 인터넷으로 직접 내면 20달러 정도지만, 렌트카 회사로 청구가 들어가면 수수료가 약 12달러나 더 붙으므로 반드시 까먹기 전에 바로 내시는 것이 좋다. 그래서 밤 11시에 도착한 아퀴레이리 외곽의 언덕 위에 조용하게 자리잡은 이 호텔이 우리 가족의 5번째 숙소였다. 연달아 이틀을 이렇게 강행군을 했기 때문에, 다음날은 좀 늦잠도 자고 호텔에서 제공하는 아침을 먹고 천천히 출발하기로 했지만... 자려고 누워서 지도를 보니까 이동거리가 가장 긴 날이 또 기다리고 있는 것을 알고는, 가이드 몰래 알람을 약속한 시간에서 30분 당겨놓고는 잠이 들었다. 아래 배너를 클릭해서 위기주부의 유튜브 구독하기를 눌러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