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돼지의 왕", "사이비" 등 감독의 전작들은 소재나 표현에 있어 상당한 충격을 안겼으되 그림이나 연출에 있어 결코 잘 그려졌다거나 매끄럽게 다듬어지지는 않은 애니메이션이었다. 그러나 그 거친 만듦새와 때로 '작붕'에 가까울만큼 일그러진 그림들은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부조리하고 뒤틀린 현실을 반영하는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연상호 감독의 첫 번째 장편 실사 "부산행"은 의외로(?) 장르의 공식을 충실하게 따른다. 해당 장르에서 국내 작품의 전례가 없었던 것은 아니나 대자본이 투여된 경우로는 처음이기에 이미 굳건하게 자리잡은 해외의 여러 레퍼런스를 참고함은 당연하며 또 흔적 또한 역력하다. 그러나 조지 로메로 이래 좀비 호러 장르가 태생적으로 사회 비판적 요소를 지녔음을 감안하면,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