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의 머리와 날개, 앞발과 사자의 몸을 가진 것으로 유명한 신화 속의 동물.
어원과 표기
어원은 '굽은 것'이라는 뜻의 고대 그리스어 그뤼프스 ( γρύψ, gryps ) 이며, 맹금류의 굽은 부리를 가졌기 때문에 붙은 이름으로 추정된다. 이것이 그리스어 그뤼폰 ( γρύφων, gryphon ) , 라틴어 그리푸스 ( Gryphus ) , 프랑스어 그리폰 ( Griffon ) 등을 거쳐 영어 그리핀 ( Griffin ) 이 되었다.
오늘날 영어에서는 Griffin이 가장 많이 쓰이지만, Griffin만 맞다는 법은 없기 때문에 Griffon이나 Gryphon도 쓸 수 있다. 비슷하게 생긴 괴물인 히포그리프도 hippogriff라는 철자와 hippogryph라는 철자 둘 다 쓴다. 한국에서도 별다른 기준 없이 그리핀, 그리폰 두 가지 표현이 혼용된다.
역사
아주 오래된 상상의 괴물 중 하나로, 기원전 3천 년 전 이집트와 이란 지역에서 발견된 유물들을 시초로 중앙아시아, 서아시아, 지중해 동부 연안 지역 각지에서 그리폰을 묘사한 고대 유물들이 많이 발견되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도 등장한다.
민속학자 아드리엔 메이어 ( Adrienne Mayor ) 는 그리스-로마 시대에는 스키티아 지역에서 프로토케라톱스처럼 입에 부리가 달린 공룡 화석을 보고 그리폰을 실존하는 동물로 생각했을 것이라는 가설을 제기하기도 하였다.
독수리와 사자가 반반 섞이기만 했다면 그리폰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고대에는 여러 가지 형태의 그리폰들이 있었다. 오늘날 알려진 독수리의 머리, 상반신, 날개, 앞발과 사자의 하반신, 뒷발, 꼬리라는 형태는 중세 유럽에서 정형화된 것이다.
독수리와 사자가 결합된 형태라는 점에서 날짐승의 왕과 들짐승의 왕이 합쳐진 왕권의 상징으로 여긴 경우도 있고, 인성과 신성을 동시에 가진 예수와 같다고 여긴 경우도 있다. 그 외에도 벽사의 상징, 보물의 수호자, 지식의 수호자 등 다양한 해석과 상징이 있다. 독수리와 사자가 힘과 용기, 지혜, 위엄 등을 상징하며 중세 문장에서 인기가 많은 동물이었기 때문에 그리폰 역시 문장에 자주 사용되었다.
특징
말고기를 매우 좋아한다. 던전 앤 드래곤 시리즈에서도 그러하며, 히포그리프와는 달리 훈련을 시켜도 절제를 하지 못하고 말을 최대한 먹으려는 모습으로 묘사된다. 그래서 그리폰과 말을 교배한 히포그리프는 '있을 수 없는 존재'라는 뜻으로 자주 쓰이다가 어느 순간 별개의 환상종이 되었다.
황금을 좋아하고 지킨다는 전설도 있으며 이는 드래곤이 보물을 좋아하고 지킨다는 전승과 흡사하다. 전설에 따라 그리핀은 마노 알을 낳는다고도 전해진다. 이 전설을 모티브로 한 [도 있다. 해당 동화에서 알 두 개를 낳은 그리폰 부부 중 아내가 황금둥지를 갖고 싶다고 말한다. 남편 그리폰은 그 말을 듣고 디오니소스, 네메시스를 도운 답례로 많은 황금을 받아온다. 마지막으로 도운 제우스는 남편 그리폰에게 황금이 없으니 대타랍시고 황금 찾는 능력을 줬다. 그렇게 남편 그리폰은 황금을 잔뜩 얻어서 몸에 둘둘 말고 귀가한다. 그 사이 아내 그리폰은 사냥꾼들이 쳐들어와서 쏜 독화살에 맞아 죽은 뒤였다. 사냥꾼들은 거기에 더해 그리폰 부부의 마노로 된 알 중 하나도 훔쳐가버렸다. ( 처음부터 사냥꾼들은 마노 알을 노리고 둥지를 습격한 것 ) 화가 난 남편 그리폰은 자신의 황금을 미끼로 삼아 사냥꾼들을 둥지까지 유인한다. 사냥꾼들이 황금을 줍느라 정신이 팔린 사이 남편 그리폰은 사냥꾼들을 모두 잡아먹는다. 남편 그리폰은 하나 남은 자식을 기르고 황금으로 장식한 아내의 무덤을 지키며 동화는 끝난다.]
덩치는 보통 크다고 묘사된다. 발톱으로 술잔을 만들만큼 크다고 나오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