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18홀의 홀인원을 자랑하는 거대 저택에서 성대한 결혼식이 거행된다. 모두가 기쁘지만 우울한 신부는 파혼을 하고 만다. 제2장 이성적이고 사려 깊은 여자는 남편과 아들, 우울증에 시달리는 동생을 돌본다. 푸른 행성이 지구로 다가오면서 죽음의 전조가 시작된다. 라스 폰 트리에의 <멜랑콜리아>는 두 자매의 이야기이자, 감성과 이성, 삶과 죽음, 모든 대조된 것들이 충돌하는 파괴의 시다. 말들의 불안한 울음소리는 그치지 않고 하늘에서는 재가 눈처럼 내린다. 영화는 한마디로 아름답다. 지구가, 모든 생명이 멸망하는 순간의 비전 앞에서 숨을 쉴 수가 없다. 아름답고도 광포한 소멸 앞에 대책 없이 압도당한다. 지구멸망이라는 킬링 타임 블록버스터에 어울릴 만한 소재는 스스로를 우울증 환자라 칭하는 감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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