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는 보지 않았지만 무척 공감 가는 글. * * * (...) 물론 가장 처참한 상황은 한꺼번에 너무 많이 몰려든 유대인을 소각로가 감당하지 못하자 구덩이에 빠뜨려 죽이는 장면일 것이다. 이 장면은 왜 아우슈비츠가 지옥이었는지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라슬로 네메시는 이러한 일련의 상황을 전체적으로 조망하는 숏을 단 한번도 사용하지 않는다. 사울이 그 지옥의 일부이듯, 카메라도 그 안에서 언제나 파편화된 상황만을 기록할 뿐이다. 그것이 아우슈비츠의 리얼리티를 영화에 새기기 위해 라슬로 네메시가 선택한 재현의 윤리다. 시체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흐릿한 이미지와 마주했을 때, 관객은 시선을 돌릴지언정 완전한 이미지가 시야에 펼쳐지기를 원한다. 오랫동안 카메라와 관객은 이러한 포르노그래피적인 욕망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