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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주 월요일에 짐을 싸면서 이제 한국을 뜬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제서야 그 느낌이 들었다는게 이상하기도 하면서 자연스러운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조금. 내일 비행기에 오르는 그 순간, 아니 라트비아에 도착할 때 비로소 교환학생의 시작이라는 느낌이 들겠지. 혼자 책상에 앉아있는 걸로는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다. 서울로 올라올 때 봤던 어머니의 눈물이나, 잡은 손을 놓지 못해 집 근처에서 마냥 맴돌며 어쩔 수 없음을 탄식했던 친구와의 시간, 스승이 떠난다는 사실에 뒤돌아 눈물흘리던 제자의 모습만이 이별을 생각하게 한다. 우리는 떠날 때가 되어서야 서로에게 솔직해지는가보다. 지금 기분은 이렇게 서울에 있다가 내일 다시 대구로 내려갈 것만 같은 익숙함이다. 낯선 것들에게 용기가 생겼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무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