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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대표적 현대 소설 위화의 <허삼관 매혈기>는 현실의 비극적 요소를 희화함로써 극으로의 효과를 극대화시킨 작품이다. 하정우 감독, 주연의 <허삼관>은 비교적 이러한 작법에 충실하게 재연한다. 감독으로서의 두번째 작품으로 배우 겸 감독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고 있으며 전작과 마찬가지로 위화감이 없다. 이하 스포일러 있습니다. 허삼관의 이야기는 눈물나게 애처롭다. 눈물이 날 정도의 비루한 삶은 보는 이로 하여금 실소와 함께 연민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마지막의 비극은 극대화되고 원작의 희극성이 희석되어 간다. 극장을 나서며 감정이 무거워지는 것이다. 원작에서는 성인이 된 세 아이와 노인의 허삼관의 처지를 그리며 현실의 희화화를 유지하였다면 하정우의 작품 속 현실은 철저히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