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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신기한 게. 오래 전 기획실에서 일할 때 기획되었던 영화들이 다 개봉했다는 것. 그 중 이 작품도 있었는데, 유치할 것 같아서 안 보고 지금 봤네. 그 때는 이거 진행 안될 거야, 하면서 코웃음 쳤었는데, 몇 년을 묵어도 끝까지 버티면 언젠가는 개봉한다는 것. 흥행하고 말고는 나중 일. 조금 반성했다. 시나리오도 이 정도면 나쁘지 않고. 사실 연출 자체는 크게 특이사항이 없는 흔작이지만, 엄태웅과 정려원이 워낙 생활연기의 달인들이라. 캐릭터가 살아있다. 특히 엄태웅은 현실에서도 이런 사람 정도면 무난해, 정도의 뛰어난 평범함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어떤 작품이라도 존재감 충만하게 만들어준다는 장점이 있지. 정려원은 너무 순정만화풍으로 가늘가늘하지만, 연기는 잘해. 몰입도도 항상 좋고. 천상 여자같은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