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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을 어떻게 보냈는지도 모르게 둘째날이 왔다. 어두컴컴했던 시내 중심가 술레파고다의 뒷골목은 새벽 여섯 시부터 이미 밝아졌다. 방에는 건물 밖을 향한 큰 창이 나 있어서 해가 일찍부터 들어와 밤에 본 것보다 훨씬 아늑해졌다. 호텔은 작고 허름했지만 깨끗한 하얀 셔츠에 초록색 론지를 입은 직원들은 몸둘 바를 모를 정도로 친절하면서도 잘 웃고 유쾌했다. 나는 또다시 제국주의 시대의 영국 식민지 어딘가를 방문한 영국 귀부인이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35불짜리 방에 이틀을 내리 묵을 수는 없었다. 35불이 절대적인 가격으로서 비싼 것은 아니었지만 여기에선 지출을 조절해야 하기 때문이었다. 어디 가든 예산에 맞게 지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미얀마는 그런 수준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미얀마는 아직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