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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아주고 싶은 밤 공기였다. 딱 들뜨기 좋은 밤인데 달리 할 것이 없다! 한없이 밤거리를 걸으면서 홍콩 밤바다를 떠올렸는데 비할 바는 아니었다. 그 밤에 우리는 자몽을 까먹으며 거대한 광장 귀퉁이 어딘가에 걸터앉아 연인들에게 꽃 파는 상인을 구경했다. 그 상인은 지나가는 남자에게 꽃을 사서 여자친구에게 줄 것을 제안했다. 꼭 사이좋아 보이는 연인에게만 다가가서 능숙하게 꽃을 건넸다. 일단은 그런 엄청난 제안을 받은 이상 남자는 생각할 것이다. a. 꽃을 사면 속은 느낌이 들겠지만 여자는 괜히 기분이 좋을 것이다. b. 사지 않으면 아무 일도 없겠지만 어딘가 석연치 못할 것이다. 꽃을 살지 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