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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에 반짝이는 먼지를 잡아내는 데에 혼신의 힘을 기울인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오랜 세월 폐쇄되어 있었던 음울하고 텁텁한 먼지투성이 저택의 이미지에, 햇살이 반짝반짝 비쳐드는 오후 3시의 학원물 속 교실 같은 이미지를 겹친... 고딕풍과 순정만화풍의 조합. 민희진이 기획한 샤이니 뮤비들은 퇴폐적이거나 에로틱하거나 자극적이거나 여하간에 어두워질 수 있는 이미지를 가져와놓고는 거기서 불편한 요소들을 완전히 박멸하고 무균처리해서 평평하고 무성적인 이미지로 만들어버리는 게 매력적이었다. 아무 냄새도 안 나는 깨끗하고 안전한 세계. 그런데 그런 결벽을 더 밀어붙이다 보면은 깨끗하고 안전한 차원을 넘어서서 미친 것처럼 되어버리는 지점이 반드시 나타난다. 쾌락이 어느 순간부터 죽음 충동이 되어버린 거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