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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한 자식은 자신만의 눈높이에서 부모를 평가하고 실망한다. 부모는 자신이 생각하는 중요한 가치를 외면하는 자식에게 섭섭하다. 자식은 자신이 아직 필요로 하지 않는 가치를 강요하는 부모가 밉고, 부모는 더 많은 것을 경험한 자신에게 귀 기울이는 대신 사회가 원하는대로의 노동 기계가 되려고 하는 자식 때문에 아프다. 가족이기에 서로에 대한 이상향적 기대치는 다른 누구에게보다 높다. 가족은 전화기에 저장된 번호를 지운다고 해서 버릴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함께하지 않아도 언제나 함께인, 멀리 있어도 늘 가장 가까운 존재이기에 켰다 껐다 할 수 있는 TV처럼 편리하지 않다. 관계를 위해 감수해야 할 것들이 많다. 그래서 가족 관계란 늘 조금씩은 비극적이다. 가족이라는 이름에 배인 애수(哀愁)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