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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아티아의 자그레브에서 에스프레스의 향을 느낀다. 첫 느낌은 썩 인상적이지 않았다. 사회주의 국가의 어수선함이 도시 곳곳에 남아있어서 정형적인 도시풍경이 몇시간만 거리를 다녀보아도 바로 싫증이 날 것 같았다. 그런데 순박한 시골처녀와 같은 이 도시의 좁은 골못길 사이를 지나면서 그 매력을 발견하게 된다. 거리에 카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카페안에 거리모습을 인테리어한 것 같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깊은 맛을 혀끝에 살짝 남겨주는" 그런 도시이다. 일부러 반갑게 맞아주지는 않지만 이방인이 한번 오게 되면 가슴으로 도시의 모습을 담아가게 한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은 미소로 반겨줄 것 같은 바로 그곳이 자그레브의 매력이다. 마치 에스프레스의 진한 향이 목구멍안으로 넣은 후에도 그 맛이 남아있는 것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