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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맛' 노골적인 제목 만큼이나 그 맛이 기대가 된 영화였습니다. 그런데 그 맛은 뭔가 미적지근했지요. 제가 상상했던, 그리고 알아왔던 돈의 맛은 지극히 자극적인 맛입니다. 자극적이면서도 달콤하고, 그러면서도 씁쓸한데 자꾸 생각이 나서 다시 맛보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는 맛. 맛보면 맛볼 수록 혀가 마비되어 먹는 양을 가늠하지 못하고 꾸역꾸역 삼키게 되는 맛일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돈의 맛'에서 느낀 맛은 자극적일뻔 한 음식에 재빨리 우유를 타서 이도저도 아니게 만든 듯한, 아주 쓰지도 아주 달지도 않은 뭔가 밍밍한 맛이었습니다. * 스포일러 있습니다. 오히려 임상수 감독의 전작 '하녀'에서 느꼈던 돈의 맛이 지독했다면 조금 더 지독했으리라 생각이 됩니다. 하녀의 업그레이드 버전일거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