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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차, 우리의 에어비앤비 숙소 생활이 끝남과 동시에 새집 생활이 시작되는 날이었습니다. 한국에서 어떻게 끌고 왔는지 생각만해도 이가 갈리는 이민가방과 트렁크를 다시 큰길가로 끌어내려놓고 에어비앤비 숙소 주인에게는 메모로 인사를 남깁니다. 그동안 잘 지냈어. 우리는 이제 간다. 숙소에 머무는 기간 동안 얼굴 본 시간이 참으로 적었던, 하지만 별다른 이유로 괴롭히지도 않았던 냉정과 친절 사이의 주인장이여. 그러기에 이별인사를 메모로 끝내도 별 다른 죄책감이 들지 않아 좋았습니다. 차로 10여분도 안되는 거리이지만, 짐이 꽤나 많았기에 택시를 불렀습니다. 연락 후 금새 달려온 택시는 말 그대로 나사가 한 두 개쯤 빠진 - 내부의 실내등은 어디다 떼어 팔았는지 전선이 그대로 보였습니다. - 낡은 택시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