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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낯선 번호로 전화 한통이 왔다. "**** 차주 분이시죠? 제가 차를 좀 긁었는데 나오셔야 될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전화를 받고 바로 집 앞 골목에 나가보니 웬 낯선 여자가 하얀 손수건으로 차 왼쪽 뒷문을 열심히 닦고 있었다. 전날 내린 비로 차가 다소 더러운 상태라 언뜻 보기에 뒷문과 휀다만 살짝 찌그러져 스크래치가 나 있는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뒷문, 휀다 뿐만아니라 사이드언더라인, 휠, 타이어, 뒤범퍼까지 스크래치가 넓고 일정한 간격으로 찍혀있었다. 손상 정도가 심한 편은 아니었지만 한 부위가 아니라 여러부위에 발생했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다. 죄송하다며 먼저 사과를 잊지 않던 그녀는, 운전경력이 나름 15년인데 사고를 낸 건 처음이라며 살짝 당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