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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하고 공정한 교과서적 영웅도, 뚜렷한 악당도 존재하지 않는 이 기묘한 슈퍼히어로 추리극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립각은 닥터 맨해튼과 오지만디아스 사이에 있다. 닥터 맨해튼은 유일한 초능력자이자 신에 비견되는 존재로서, "인간을 구원할 힘"이라는 긍정적 존재로 여겨졌지만 그 끝은 냉전시대가 가장 두려워했던 파괴력 그 자체라는 오명. 코미디언은 일찌기 닥터 맨해튼의 방관자적 태도를 지적한 바 있다. 닥터 맨해튼은 인간으로서 사망하고 초인으로 부활한 시점에서 실질적으로는 거의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이는 초월자의 관점에서 모래 한 톨 만큼이나 사소한 일들에 손대지 않는 초 거시적 방관이다. 너무나 크고 많은 일들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는 건 슈퍼 영웅으로서는 치명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