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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후로도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꾸준히 이력서를 돌렸지만 인터뷰를 보러 오라는 전화는 한 곳에서도 오지 않았다. 도착한 지 열흘이 넘어가자 잔고는 200달러(20만원) 밑으로 줄어들었다. 그렇게 많은 일이 있었는데 아직 두 주도 지나지 않았다니. 더 이상 멜번 내에서 직업을 구하기는 힘들 것 같았다. 아직도 호주는 전국적인 불황에 시달리고 있었고, 그 중에서도 사람이 제일 많이 몰리는 멜번이 직업을 구하기 힘든 곳임은 자명했다. 어떻게든 와서 몸으로 부딪쳐 보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현실과 이상은 그렇게 내 눈앞에서 다른 방향으로 갈라져 있었다. 룸메이트들의 조언을 받아들여 농장일을 알아보았지만, 그 마저도 쉽지 않다는 결론이 나왔다. 철에 따라 수확작물과 일의 종류가 달라져 많은 사항을 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