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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창녀다><아버지는 개다>같은 전작들이 자극적인 소재를 통해 극단적이고 엽기적인 전개를 보여줬던 것을 생각한다면 이상우의 <바비>는 새롭고 한편으론 놀랍게 다가온다. 외국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한국 가정의 병폐나 가족을 팔아먹는 것 같이 전작에도 등장했던 자극적인 소재들이 여전하긴 한다. 하지만 <바비>는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화두 안에서 언어와 나라의 장벽을 넘은 바비와 순영의 우정을 보여주며 그들에게 도덕적인 질문을 시도하고 있다. 그 도덕적 질문은 어린 소녀가 짊어지기엔 너무나 무거우며, 그들에겐 비극을 막을 힘이 없다. 결국 그녀들은 어른들의 비정한 거래 속에서 아무것도 모른 채 희생되어가고, 누군가는 세상의 참맛을 맞보게 된다. 이 지저분한 세상 앞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