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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예전의 나처럼 쓴 글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그런데 하나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할 수 있는데 하지 않는 것은 결국 못하는 것이겠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니까 없는 것이겠지. 이상하다는 기분도 잠시일 뿐 곧 나는 아무 생각이 없어졌다. 언젠가 이 블로그의 익명의 누군가가 시력의 문제에 대해서 덧글을 달아준 적이 있었다. 당시 나는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었던 시기여서 건강에 대한 특별한 걱정이 없었다. 당연히 자기 관리를 잘 하면 되는 문제 정도로 여겼던 것 같다. 작년 시력이 너무 나빠져서 영화를 더 이상 볼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찾아왔다. 영화를 보지 않으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럼 지금까지의 내 삶은 모두 없던 것이 되어버리는 것인가 하는 두려움과 슬픔이 찾아왔다. 그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