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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영화를 본 것은 극장 상영이 막을 내릴 즈음이었다. 동네 극장에 저녁 8시 영화를 보러 갔더니 나처럼 혼자 온 남자 3명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요즘 한창 화제인 TV프로 <마녀사냥>처럼 영화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이야기를 나누며 볼 수 있었다면 좋았으련만, 나를 포함한 남자 4명은 마치 짠 듯이 좌석의 구석탱이 자리를 선점한 채, 말없이 스크린 속 광고를 바라 보았다. 다른 작품과 마찬가지로 정식 상영되는 영화를 보는 것뿐인데 왠지 <아티스트 봉만대>는 주변에 사람들이 있어도 혼자 보는 느낌을 가지고 싶었다. 잠시 후, 남녀 커플 1쌍이 들어오면서 164석 짜리 상영관에 6석만이 채워진 채 영화가 시작됐다. <아티스트 봉만대>의 첫 장면은 영화가 가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