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말9초 한국 미취학 및 국민학생들의 서브컬처 시장을 탈탈 발라먹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강시"라는 컨텐츠는 사실 민속학 전승으로부터의 고증보다는 김용 무협지 등에 등장한 크리처로서의 이미지가 강한데, 그것을 시각적으로 기호화한 최초의 영상 작품이다. 타지에서 죽은자들의 시체를 고향으로 돌려보내는 장의사의 로드무비 형식에, 젊은 견습 장의사와 복수자의 버디무비로서의 성격이 결합된 일종의 메타 무협. 애초에 공포 영화가 아니고 강시는 장의사의 술법으로 "이동시키는 시체"라는 정의에 충실하기만 할 뿐이다보니, 강시들이 주인공 일행을 공격하거나 하는 일이 벌어지지도 않고 아직 매장하지 않은 신선한(?) 시체들이라 외관도 깨끗하다. 심지어 혈색도 아직 좋아서 멀쩡한 산 사람이 강시인 척 꼽사리 껴 있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