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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저물자 어둠이 내리고, 어둠이 내리는 시안 시내는 빠르게 시원해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에 따라 거리를 다니는 사람의 수도 늘어나고 있었습니다. 짜증과 무기력, 무표정이 대부분이던 낮과 달리, 밤 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웃음과 기대, 그리고 여유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여유는 앞으로 있을 어떤 불결함과 번거로움과 혼잡스러움도 지금 시원하고 즐겁기 때문에 괜찮다는 일종의, 각오 같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고루와 종루는 환하게 붉을 밝혀, 문화재 관리 차원에서 저렇게까지 꾸며도 되나 염려가 될 정도였습니다만, 확실히 아름다운 야경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선사하고 있었습니다. 밤의 시안은, 낮의 시안과 확연히 다른 오오라를 뿜어내고 있었습니다. 낮에 가본적이 있었기에 이제는 여유있게 고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