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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1월 유아인을 만났다. 물론 인터뷰를 위해서였다. 당시 그는 데뷔작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의 불안한 청춘 종대를 지나 정반대의 청춘, 기범(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의 시간을 막 졸업한 뒤였고 나는 '씨네21'에서 2년차 영화기자 생활을 하며 무수히 많은 사람과 영화를 만나던 때였다. 달라보였다. 처음부터 그랬다. 매주 일요일 아침 TV를 켜면 현실에 머물지 못하고 언저리를 서성이는 소년의 시간이 흘렀다. 새로웠고 흥미로웠으며 아름다웠다. 성장 드라마'란 꼬리표를 달고 방영되는 드라마에서 그는 유독 성장을 향해 있지 않았다. 아니 성장이란 개념을 무화시켰다. 유아인은 성장이란 개념 밖에 존재했고, 때로는 너머에 있었으며, 가끔은 뒷편에 존재했다. 왠지 그런 느낌이 들었다. 조숙하다는 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