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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티 사가" 이후, 타임라인이니 멀티버스니 하면서 세계관은 점점 방대해지는데 오히려 무게는 더 가벼워지는 듯하다. 마틴 스콜세지가 불 붙인 "시네마 논쟁"에 일부러 더 삐딱하게 응수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말이다. 슈퍼히어로 소재의 시트콤은 DC쪽에서 이미 [파워리스]로 시도했다가 실패했고, 마블 스튜디오에서도 시트콤 풍의 "대미지 컨트롤" 드라마화 기획을 엎은 바 있는데, 이렇게 돌고 돌아 드디어 어쨌거나 꾸역꾸역 한 작품 만들어내고야 만다. 다 안 된다 안 된다 하는 기획을 마블 스튜디오는 진짜 어떻게든 해내고, 이 말도 이제 너무 많이 해서 진부할 지경이고. 그런데 그 마블판 시트콤이라는 게 꼭 자신들이 쌓아놓은 근사한 세계관을 마치 자아비판이라도 하듯 조롱하는 태도까지 갔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