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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말 하는 두 가지의 "폭력의 역사", 첫번째는 폭력을 다룬 영화의 역사. 두번째는 폭력을 다룬 크로넨버그 자신의 영화의 역사. 이 두 가지의 관점을 전제로 영화를 보면 영화는 그냥 봤을 때와는 아예 다른 무언가가 된다. 첫번째의 관점. 주인공 톰 스툴은 폭력단의 히트맨 출신이라는 이력에서 떠올리기 힘든 타입의 남자. 겸손하며 금욕적이다. 여기서의 금욕이라 함은 폭력의 쾌락을 즐기지 않는다는 것. 발톱을 감추고 풀만 뜯는 포식자 맹수를 연상하면 되겠다. 그런 남자에게 과거의 행적이 발목을 잡고, 남자는 순간적인 당황이 무색하게도 끝까지 이성적으로 자신에게 벌어진 일들을 수습해낸다. 이것은 마치 가진 것 이상으로 과시적이고 나르시시즘적이기 까지 했던 헐리웃 폭력 영화들에 대한 크로넨버그식 풍자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