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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필리핀 여행은 몇 달 전부터 예정이 되어있었던 여행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역대 최악의 태풍이라는 하이옌이 지나가면서 여행을 가도 될까 살짝 고민을 하게 됐지요. 물론 태풍 때문에 무서워서 망설인 건 아닙니다. 필리핀에 몇 년간 여행을 하면서 깨달은 건, 태풍이 지나간 후에 날씨가 더욱 좋더라는 것이었죠. 역시 망설여졌던 이유는 재해로 인한 추모의 분위기에 놀러간다고 들뜨는 것이 도의적으로 뜨끔했기 때문일 겁니다. 하이옌이 휩쓸고간 타클로반은 지난 여름 제가 휴가로 다녀왔던 곳이라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고요. 그럼에도 여행을 강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현지에 있던 선배의 이야기와 "진정한 구호는 여행"이라는 몇 줄의 기사 때문이었습니다. 이것이 세부 지도입니다. 세부 막탄 국제공항이 있는 조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