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여덟의 오후
마흔여덟이나 되었다는 사실이 낯설다. 언제고 서른 언저리에 머물 줄 알았는데, 어느새 쉰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다. 히말라야에 다니고 다섯 권을 책을 쓴 것 빼고는 업적이라고 할 것도 없고, 모아 놓은 재산도 없고,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린 것도 아니고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여전히 혼자다. 그래도 지금이 참 좋다. 여전히 히말라야를 꿈꿀 수 있는 열정과 체력이 있고, 냉장고에 김치를 비롯한 먹을 것이 충분하고, 아침마다 마실 커피가 있고, 해가 잘 드는 단정한 집에서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음이 만족스럽다. 마흔여덟이 된 두 번째 날 오후에 모처럼 외출을 했다. 도서관에 다녀오고 마트에 들러 장을 보았다. 집에 오자마자 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