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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영화들에서 카피해 온 요소들로 장편 영화 하나가 구성되는 건 새삼 신기할 일도 아니지만 널리 알려진 수법이라고도 할 수 없다. [터미네이터]나 [매트릭스] 등 대단히 새로운 무언가로 평가 받은 영화들에 사실은 오리지널리티가 얼마나 없는지를 얘기해주면 다들 놀라듯이 말이다. 타란티노의 짜깁기 영화는 그러한 점에서 다르다면 다르다. 데뷔작 [저수지의 개들]이 사실은 [용호풍운]의 플롯 카피라는 점을 당당히 밝혔던 것처럼, 그는 늘 자신의 작품 세계를 구성하는 자신의 경험과 리스펙트에 대해 밝히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것은 그의 작품관이 그의 도발적인 태도와는 달리 늘 다른 작품들에의 존경으로 가득하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그저 몇 개의 요소들을 카피해왔다는 점만으로 자신의 영화가 평가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