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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감 최고의 하드보일드 수작 영화의 배경이 되는 멕시코 후아레즈는 ‘세계의 살인 수도’라 불리는 위험한 도시로 한순간의 안전도 보장할 수 없는 곳이다. 철제 다리에는 처형당한 알몸의 시체가 매달려 있고 차들로 꽉 막힌 14차선 도로 한복판에서 총격전이 벌어지는가 하면 수시로 폭탄이 터져 밤하늘을 불꽃처럼 수놓는다. 이곳에서 주인공들은 거대한 마약 카르텔의 핵심 인물을 생포 혹은 사살하는 작전을 수행한다. 마약 카르텔 소탕 작전. 이것이 핵심 소재다. 피가 흥건한 묘사가 이어지지만 분위기는 건조하기 짝이 없다. 연출도 결코 친절하다고 말하긴 어렵다. 이야기는 정의감 넘치는 원칙주의자 FBI 요원 케이트(에밀리 블런트)의 시선으로 전개되지만 그녀의 시선만으로는 알 수 있는 것보다 놓치는 게 더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