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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좁은 케이블카 안에서는 여러 개의 외국어가 들려왔다. 흔들거리면서 산을 오르는데 얼굴색도 성별도 나이도 제각각인 모두가 이 성냥개비 상자 같은 케이블카 안에 옹기종기 모여있다는 게 신기했다. 내 옆에는 나이 지극하신 할머니가 등산 가방을 메고 창가에 매달려 창 밖의 풍경에 연신 감탄을 하셨다. 나에게 어디서 왔느냐고 물어보시길래 한국에서 왔다고 대답해드렸더니 이 친구 영어를 할 줄 안다며 그 옆에 있던 할아버지와 또 감탄하셨다. 계절이 바뀌면 산을 오르고, 감탄을 멈추지 않는 이 사람들은 내가 알던 할머니&할아버지의 이미지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나와 있었다. 케이블카는 지상에서 몇백미터는 떨어져 더 높은 곳을 오르고 있었다. 귀가 먹먹해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