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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괴담에는 맹독을 가진 양서류나 벌레들을 한 항아리에 담아서 서로 죽이게 한 뒤, 살아남은 최후의 한 마리를 제물로 이용해 누군가를 저주하는 주술, '고독(蠱毒)'이라는 것이 간혹 등장한다. 폭력의 방치와 범죄의 진원, 구조적 모순이 한 데 뒤엉킨 '닫힌 사회(Small Town)'라는 것은 이 고독과 같다. 생태계의 만물이 순환하듯, 고독같은 사회에서는 폭력과 증오가 해소되지 않은 채 항아리 안에서 서로를 물어 뜯고 중독 시켜 끝내는 치사(致死)의 독을 완성해내는 것이다. 영화는 흔해 빠진 성폭력 범죄를 다루며 그것을 둘러싼 군상의 디테일을 관객으로 하여금 목격하게 만든다. 고독의 사회에서 폭력과 범죄에 노출된 사람들이 살아가는 각자의 방식의 단편들을 담담히 하나씩 꺼내놓는다. 누군가는 분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