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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한 선인, 이기려 들지 않는 승자처럼 장르 플롯을 포기한 채 사무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영화만의 장르적 쾌감. 극작가가 집필했다기 보다는 클립으로 묶인 사건 파일 꾸러미를 그대로 실사화한 듯한 무감각한 관조에서 오히려 (착시처럼) 어떠한 활극성이 느껴지는 것은, 오히려 영화의 중립적인 태도가 관객 안에 내제된 정의감을 더 잘 불러일으키기 때문일까. 이게 장르적으로 각색했다면 스포트라이트 팀원 중 누군가의 자식이 피해자였어야 하는데, 그런 거 없고, 등장인물 누구에게도 드라마를 부여하지 않는다. 사건이 있고 그것을 보도하는 저널리즘이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장르 활극성이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영화 속 언론과 스캔들의 관계가 명백히 선과 악의 대결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