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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알았어?” 큐베라고 불린 이가 대답했다. 놀랍게도 호무라가 앉아있던 자리에서 대답이 들려왔다. 언제부터 있었을까? 비어있던 자리에 흰색의 무언가가 나타났다. 정말로 나타났단 말이 적절했다. 소년이 시선을 돌린 시간은 겨우 1~2초 정도였다. 그 잠깐 사이에 모습을 드러냈던 것이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고 할 법했다.소년의 시큰둥한 반응만 빼면, 완벽한 깜짝 등장이었다. “네놈의 불쾌한 기운은 천리 밖에서도 느껴지거든.”“그런 말을 손님에게 하면 손님이 좋아할까?” 분위기는 싸늘했다. 소년도 싸늘했고 큐베도 싸늘했다. 큐베야 원래 그렇다 쳐도 소년은 조금 전이 믿기지 않을 만큼 차가워져 있었다. 친밀함 따윈 한 점도 찾아볼 수 없었다. 무기라도 들고 있었다면 당장 싸워도 이상할 게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