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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6월 25일을 잊지 못하는 SF 팬들이 있을 것이다. 리들리 스콧의 <블레이드 러너>와 존 카펜터의 <괴물(The Thing>)이 동시에 세상에 나온 날이니 말이다. 이들보다 2주 앞서 개봉한 <E.T>까지 더하면 1882년은 그야말로 SF 영화의 기념비적인 해라 할 수 있다. 다른 게 있다면 <E.T>가 각종 흥행기록을 갈아치우며 승승장구할 때, <블레이드 러너>와 <괴물>은 언론의 혹평과 관객의 외면 속에 조용히 극장을 떠났다. 물론 그게 결말은 아니다. 알려졌다시피, 두 영화는 뒤늦게 컬트 팬들로부터 광적인 사랑을 받는다. 리들리 스콧에겐 SF영화를 철학적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존 카펜터에겐 B급 호러무비의 거장이라는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