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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에서 양곤으로 가는 비행기에 오른 것은 오후 네 시가 넘어서였다. 엉뚱한 공항으로 가는 바람에 출발 이십분 전에야 간신히 도착한 게이트 앞은 다양한 연령대,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로 빼곡했다. 내 옆자리에는 다섯 살 쯤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 하나를 데리고 온 중국인 가족이 앉아 있었는데, 내가 아이와 말을 트며 친해지자 젊은 부부도 웃으며 말을 걸었다. 북경에서 가족 여행을 왔다고 했다. 내가 가족이 함께 계시길래 미얀마에 사시는 분인가 했다고 하니 자신들도 날 보며 혼자 앉아 있길래 미얀마에 옥을 거래하러 온 게 아닐까 생각했다며 서로 웃었다. 다른 한편에는 미얀마에 사는 게 분명해 보이는 한국인 부부가 빽빽 우는 갓난아이를 달래느라 애쓰고 있었고, 한편에는 연령대가 다양한 서양인들이 두런두런 앉아 있었